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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설특집X인터뷰&] “39살, 베스트11 또 해볼까요?” 염기훈의 당찬 새해 소원 - 스포츠경향

수원 삼성 염기훈이 지난 5일 거제스포츠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. 거제 | 윤은용 기자 plaimstone@kyunghyang.com

수원 삼성 염기훈이 지난 5일 거제스포츠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. 거제 | 윤은용 기자 plaimstone@kyunghyang.com

지난 시즌을 끝으로 이동국과 정조국이 은퇴하면서, 이제 K리그에 스타급 베테랑은 얼마 남지 않았다. 그 중 수원 삼성의 기둥 염기훈(38)은 실력과 업적 모두 ‘전설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다.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수원과 1년 재계약을 하면서 올해도 그라운드를 누비게 된 염기훈은 어느 때보다 강한 각오를 품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. 설 연휴에도 훈련에 매진하는 염기훈을 지난 5일 수원의 2차 전지훈련이 진행중인 경남 거제의 한 호텔에서 만나 새해 소원 및 여러 얘기를 들어봤다.

■은퇴요? 아직은 아닙니다

지난 시즌 후 1년 재계약을 한 염기훈을 두고 많은 팬들은 1년 뒤 그의 은퇴 가능성을 걱정했다. 하지만 염기훈은 이와 관련해 단호하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. 염기훈은 “그 동안 난 못해도 40살까지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. 이번 시즌이 끝나고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, 지금은 은퇴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”며 “이젠 내가 나이도 들었고, 옛날같은 모습들이 안 나오다보니 팬들 입장에서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. 하지만 은퇴는 내가 스스로 생각이 들 때 할 것”이라고 말했다.

다만, 은퇴 후 걷게 될 지도자의 꿈만큼은 확고하다. 염기훈은 지난해 겨울 A급 지도자 과정을 수료했다. 그 때문에 12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(ACL)에 따라가지 못했다. 염기훈은 “그 때 주장이었음에도 큰 대회를 함께하지 못해서 선수들한테 미안했다. 매 경기 찾아봤고, 응원도 열심히 했다”며 “그런데 옆에서 지켜보는 게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고 떨렸다. 차라리 경기를 뛰는게 마음이 더 편했다”고 환하게 웃었다. 이어 “A급은 프로팀 코치까지 맡을 수 있다. 이제는 지도자를 해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만큼 P급도 꼭 따고 싶다. 그래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, 수원 감독까지 해보고 싶다”고 힘주어 말했다.

■우승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했죠

수원은 지난 시즌 명가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중반까지 처절한 강등 싸움을 이어갔다. 그 과정에서 사령탑이 2번 교체됐고, 결국 박건하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야 간신히 수습해 8위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. 염기훈은 당시를 회상하며 “피가 말랐다. 매 경기가 부담됐다.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들어가는데 결과는 항상 비기거나 지니 스트레스가 말도 아니었다”고 털어놨다.

그런 염기훈은 이번 시즌 목표를 놀랍게도 ‘우승’으로 잡았다. 수원이 외국인 선수를 새로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을 하긴 했지만, 지난 시즌과 비교해 선수 구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의외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. 하지만 염기훈은 “3~4년 전만 하더라도 목표를 물어보면 파이널A, ACL 진출이라고 얘기했다. 그런데 올해는 우승을 하고 싶다고 자신있게 얘기했다”며 “물론 힘들고 어려운 목표다. 하지만 선수들과 같이 동계훈련을 해보니 생각이 좀 바뀌었다. 시즌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자신감이 차 있다”고 말했다.

수원 삼성 염기훈이 지난 5일 거제스포츠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. 거제 | 윤은용 기자 plaimstone@kyunghyang.com

수원 삼성 염기훈이 지난 5일 거제스포츠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. 거제 | 윤은용 기자 plaimstone@kyunghyang.com

■난 끊임없이 변했다

시대가 많이 바뀌었다. 이제는 옛날처럼 주먹구구식으로 훈련하지 않는다. 눈에 불을 켜고 선수를 이 잡듯 관리하는 것도 과거의 일이다. 이제는 선수들이 스스로 관리를 알아서 잘 한다. 염기훈도 후배들을 보고 배우는 것이 참 많다. 염기훈은 “농담이 아니라 시간을 헛되게 쓰는 후배들이 없다. 외박인데도 안 나가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가 하면, 몸관리를 위해 300~400만원짜리 기계도 구입해 쓴다”며 “내가 어릴 때는 저런 것은 상상도 못했는데 확실히 프로의 마인드가 좋아졌다. 나이가 어리지만 공을 잘 찰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. 보면서 놀라고, 또 많이 배운다”고 설명했다.

이런 후배들을 위해 염기훈이 해주는 조언은 하나, ‘변해야 산다’는 것이다. 염기훈은 “내가 이제 프로 16년차인데, 어릴 때와 지금 비교해 내 스타일이 참 많이 변했다”며 “지금 가지고 있는 스타일을 끝까지 가지고 가면 안된다. 조금이라도 변해야 한다. 살아남으려면 단점을 고치려하지 말고 장점을 부각시켜야 한다. 경험이 많은 나이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아닐까 생각한다”고 미소지었다.

■이제 39살, 베스트11 다시 해볼까요?

염기훈은 이번 시즌 K리그 최초의 80(골)-80(도움) 클럽에 도전한다. 이동국도 해내지 못한 80-80 클럽은 염기훈이 은퇴하기 전 꼭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다. “올해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. 은퇴 전에는 꼭 하고 싶다. 아직까지 한 명도 달성하지 못한 만큼 꼭 이루고 싶다”고 강조했다.

설 연휴를 눈 앞에 둔 지금, 염기훈은 3가지 소원이 있다. 우선 두 가지는 다소 뻔한 우승과 건강이다. 염기훈은 “이미 얘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우승은 무조건 하고 싶다. 또 부상 때문에 은퇴하는 선수들을 수도 없이 봐왔는데, 올해 잔 부상은 있더라도 큰 부상은 없이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”고 말했다.

나머지 한 가지는 시즌 후 열리는 시상식에서 ‘베스트11’에 뽑히는 것이다. 염기훈은 2017년을 끝으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. 실력 좋고 젊은 선수들이 즐비한 요즘 염기훈에게는 버거울 수 있는 목표지만,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함께 적극 도전해보려고 한다. 염기훈은 “이제 내 나이가 39살이다. 베스트11에 한 번 들어보고 싶다”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. 왠지 염기훈이라면 가능할 소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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